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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얘기/170625 일본여행

4_2. 걸어서 료칸 가는 길+행복한 저녁식사+온천욕

[4일차-(2)]

 

 

한 정거장을 가기위해 갈아탔습니다.

타고나니까 바로 출발하진 않았고, 2분 여유가 있었네요.

 

큐다이본선(久大本線)을 타고 구루메로 향하는 키하220계.

 

지쿠고오이시(筑後大石)역에 도착했습니다.

제 말대로 깡촌 맞지요?ㅎㅎ

 

無人역사입니다.

 

일본와서 처음 본 고양이.

고양이 참 흔하다고 하는데 잘 안보이던.. 6일간 단 2마리밖에 못 봤습니다ㅎㅎ

 

차도를 걸어갑니다.

가뜩이나 길도 좁아서 캐리어끌기가 꽤 불편했네요.

 

일본은 중앙선 상관없이 어디서든 좌회전&유턴이 가능한 모양입니다.

처음에는 잘 모르고 중앙선 넘어 좌회전하는 차를 보고 흠칫!한 기억이 나네요..교통법규 잘 지키는 나라란 인식이 있어서ㅋ

 

밭에 꽃을 예쁘게 심어놨어요. 해바라기도 있습니다.

 

자전거 타시는 노부부의 모습이 정겹네요..^^

 

수로에 졸졸졸 흐르는 물소리를 녹음해봤어요.

시골시골시골냄시~~

 

주택가 속에 있던 작은 신사.

 

주택가 골목을 계속계속 지나갑니다~ 현지인이 된 기분.

 

따로 대문이 없던 어느 집.

마당 화단을 조화롭게 깔끔히 조성한 것이 집과 잘 어울려서 이쁘길래 찍은 사진입니다.

 

이런 주택에서 살고 싶네요...^^

 

인근에 있는 지쿠고 강에서 불꽃놀이축제를 하나 봅니다.

이글 쓰기 3일 전에 축제를 했겠군요.

 

료칸이 꽤 멉니다. 그래도 다 와감.

 

차도를 건너 저 길로 들어가야해요.

무단횡단할까하다 지쳐서 힘들었어도 그냥 50m 더 가서 횡단보도건넜슴다ㅋ

 

"이야....이런 물건을 이런 곳에서 발견할 줄이야!!"

실물로 처음 보는거라 깜짝 놀랬습니다.

폭스바겐 Beetle. 약 25년간 생산한 차이다보니 연식은 잘 모르겠네욤.

 

꽤 깨끗하고 내부에 천이 씌워져있는 걸보니 차주가 간혹 타고 다니나봅니다.

아마 여러분들은 명탐정코난에서 브라운박사가 타는 차로 만화에서 한번쯤 본 적이 있을 거에요ㅎㅎ

 

옆에는 스바루 미니밴.

비틀과 함께 클래식한 느낌이 납니다.

 

언제 죽은 지 모르는 애들. 처참 그 자체ㅋㅋ

 

무척이나 대조되는 상황입니다ㅎㅎ

 

우연인지 몇 발짝 못가서 발견한 신형 더 비틀.

 

유카타 입은 사람이 있는 걸보니 거의 도착했군요.

 

오늘 묵을 곳은 일본식 여관, 키요노야(清乃屋).

캐리어 드르르르~거리며 끌고오는 소리가 나니까 직원이 나와서 맞이해 주었습니다.

 

여행 중 제일 기대한 장소..!

 

료칸답게 다다미가 깔린 전통적인 방입니다.

둘이서 묵기엔 충분한 크기.

 

저렴하게 1박 9000円에 예약한거라 전망은 좋지 않지만 방의 분위기에 만족했습니다.

언젠가 한번 이런 방에서 자보고 싶었기에ㅎㅎ

 

땀을 많이 흘려서 온천에 가서 샤워하고 저녁을 먹으러 갔습니다.

(아직 모든 음식이 다 나온 건 아님)

 

"그래! 내가 기대한 건 이런 거란 말이다!"

상차림이 좋습니다 좋아요!!

 

식탁의 비주얼을 담당하는 녀석들.

솥밥과 고기구이판.

 

소고기.

이렇게 생긴 부위는 처음 봐서 무슨 고기인지 몰랐었음.

 

사시미. 종이에 적힌 글씨를 찾아봐도 무슨 회인지는 안 적혀있네요.

붉은 건 참치로 예상. 벛꽃새우도 굿.

 

선어회이다 보니 조금 푸석한 식감이지만 회의 달달한 감칠맛이 잘 느껴졌습니다.

회가 약간 사각거리며 씹힌다랄까요. 소리는 안 나지만 그런 느낌이 있었어요ㅎㅎ

 

전 장어를 별로 안좋아하는데, 저 장어구이는 양념이 단짠단짠한게 맛났습니다.

검은 건 칡면처럼 생긴 해조류. 실곤약같은 질감. 맛은 시큼.

초록소스가 올라간 저거는 뭔지 모르지만 아보카도같은 식감에 단단한 느낌? 맛은 살짝 고소.

그 외 연근과, 건새우, 완두콩, 날치알이 들어간 나물(?).

 

알미늄호일컵에 기름이 들어있어 은은한 화력을 내어 굽습니다.

 

2조각 다 구우니까 알맞게 꺼지던 불.

 

근육부위를 먹듯이 꽤 질기면서도 쫄깃한 게 전혀 소고기같지 않아서 말고기인 줄 알았네요ㅋㅋ

다 먹고나서 안내종이를 보니까 牛라고 쓰여있던...

 

전혀 소고기같지 않은 식감에 처음 보는 고기맛.... 버터를 녹여 구워서 고소한 맛이 더해졌습니다.

충분히 속을 만했죠. 사진과 말로만 느낌을 전해드려 아쉬울 뿐.

직접 오셔서 드셔봐야 알아요!!ㅋㅋ

 

잔잔히 흐르는 지쿠고 강(筑後川)을 보며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창가자리여서 더욱 운치 Up!

 

필자 본인 사진 한 컷.

매우 햄볶했던 기억..^_^

 

솥밥이 익어가고 있습니다~

 

고기가 왜 빨간지는 못본척하고 넘어가자구요

사진순서가 뒤바뀐 것뿐잉께

 

처음엔 이렇게 덜렁 주길래 뭐야?했는데

 

구운 생선을 가져다주네요.

뼈까지 다 먹었습니다.

 

따끈한 계란찜(?)입니다.

매우매우 부드러운 게 딱 일본식 계란찜.

 

새우살도 2개 들음.

역시 날 실망시키지 않는구나.

 

밥 불이 딱 꺼져서 뚜껑을 열었는데 "우와"소리가 나오던...

대단한 건 아니지만 그냥 흰밥일 줄 알았는데 바지락이 떡하니 올라가있어서 감동!

 

살짝 간이 된게 밥만 먹어도 충분했어요.

 

갈은 감자튀김, 어육이 든 고추튀김, 생선튀김 등.

소금에 찍어먹어본 적은 없는데, 그냥 먹어도 맛있네요.

 

허브 향이 강하게 나던 국.

오뎅인가 싶었는데 물에 불은 스펀지를 먹는 질감... 별 맛은 안나고, 상당히 독특했습니다.

 

아사히맥주는 두 병을 시켜서 친구랑 꿀떡꿀떡.

(식사직전에 음료 뭐 갔다주느냐고 묻길래 한 병정도는 식사료에 포함된줄알고 맥주달래서 마시고, 한병 더 시켜먹었지만 역시나 모두 유료였음. 두 병에 600円.)

 

그래도 맥주가 맛있었으니 장땡이죠 뭐ㅋ

 

다 먹고 디저트를 먹습니다.

 

마지막은 입 속을 깔끔히 정리해 줄 뜨듯한 녹차로 식사 마무리~

 

다 먹고나서 본 '이번 달의 식단'

먹는 순서와 메뉴. 읽을 줄 모르니 내 맘대로 냠냠..

 

소화도 시킬 겸, 잠시 나와서 건물구경.

 

사케와 맥주를 마실 수 있는 곳과 휴식공간.

 

다시 방으로 오니까 이런 장면이 펼쳐지던..!!

Real 감동 :-)

 

이래서 료칸에 오나 봅니다. 크..

 

'안녕히 주무세요. 여러분에게 행복이 찾아오길'

(皆様に幸せがおとずれますように。)

 

자기 전에 온천욕 하러 내려갑니다.

 

일본인들은 목욕하러 가기보단 탕에 몸담그러 간다고 하죠.

'온천 자체를 즐기러간다'는 뜻. 우리나라와 개념이 다릅니다.

 

(사실 아침에 찍은 사진)

 

저녁에 목욕했을 땐 사진 속 女湯이 男湯이었는데 아침에 다시 오니 바뀌어 있었습니다.

이유를 알아보니까 '남녀가 서로의 氣를 받을 수있게 하기위함'이라더군요. 앙 氣모띠>_<

 

일단 탈의 후, 우리나라 목욕탕마냥 사물함에 넣는게 아닌 개인 나무바구니에 휙~ㅋㅋ

물론 귀중품은 밖에 사물함에 보관하면 되구요.

 

온천탕 내부를 못 찍어서 굉장히 아쉬운데 욕탕이 전통적인 분위기가 나는게 무척 좋았어요.

돌과 바위가 욕탕을 감싸고있고, 풀과 자갈로 주변이 장식돼있고, 천연온천수가 콸콸 나왔습니다.

씻는 곳은 우리나라와 똑같음.

 

(가장 중요한) 온천수는 어땠냐면

처음 냄새를 맡았을 때는 마치 계란 삶았을 때 나는 그 냄새가 생각났습니다. 느낌 오시죠?ㅋ

비린 향이 날 정도는 아니었고요.

식용이 가능하다고 써있길래 컵에 떠서 마셔봤는데 역시나 삶은계란 물 마시는 듯한ㅋㅋㅋ

 

그리고 이 지역 온천수의 성질이랄까요, 물이 몸을 코팅한 듯이 미끌미끌거렸어요ㅋㅋㅋ

희한하고 재밌는 건, 온천수가 뜨거움에도 몸을 한참 담그고 있어도 때가 안 나오더라고요.

이게 진짜 신기했네요!

 

하기 힘든 경험이기에 최대한 오래오래 즐기고 왔습니다..ㅎㅎ

사람도 1~2명뿐이라 쾌적했고..중국인없어서 쾌적

 

 

아침에 새로 바뀐 욕탕에서 씻을 때가 장관이었지요.

아까 식사할 때 사진에 보였던 지쿠고강이 창문을 통해 보이면서 아침풍광이 죽여줬습니다. 진짜.

강 건너편 마을도 다 보이고요. 사람 다니는 것도 보임ㅋㅋ

 

사진이 없어 미치겠네요..아무도 없을 때 찍으려했지만 누가 들어오던ㅠㅠ

(영원히 내 기억속으로~ㅋ)

 

온천욕이 끝나면 우유를 마시는게 정석이라고 알고있습니다만

그 유명한 병우유는 안 보이길래 프론트에서 아이스크림 하나 사서 먹었네요.

 

 

여행객들이 왜 료칸을 찾는지 그 이유를 체감한 아주 뜻깊은 날이었습니다.

사실 다른 더 좋고 비싼 료칸은 객실 내 욕탕이 구비돼있고, 식사도 방에서 차려주지만 저는 대학생이기 때문에 최대한의 가성비를 뽑습니다ㅋㅋㅋ

 

뭐.. 굳이 촌구석에 박혀있는 료칸을 예약해서 제발로 찾아간거 외에는 불편한 게 없었기때문에 후회도 없구요!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번 더 찾고싶은 그런 곳.

 

유후인같이 유명한 곳이 아닌지라 외국관광객 없어 조용한 게 더욱 좋았습니다.^^

여러분도 일본 오시면 하루는 료칸을 이용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