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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얘기/국내 여행

경의선 DMZ-train 안보관광

중학생 때 군부대견학을 다녀오면서 DMZ를 본 적이 있습니다.

당시엔 연천에 있는 열쇠전망대를 다녀왔었죠.

교과서와 뉴스에서만 보던 비무장지대를 직접 보니 공허하면서도 정적이 흐르는 것이

'정말로 넘어갈 수 없는 현실이구나'하고 느꼈던 걸로 기억합니다.

 

지난 주, 학교수업을 마치고 친구가 제게 하나의 제안을 해왔습니다.

"DMZ열차 타러갈래?"

 

갑작스런 제안에 뭔가 싶었지만 DMZ열차를 타보고 싶은 생각은 항상 가지고 있었어요.

그래서 강의가 없는 날인 24일(金)에 다녀왔습니다.

주말에 가면 사람이 넘친다고 하는데 제가 갔다온 날도 현장엔 세계 곳곳에서 온 외국인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처음 이용해본 철도관광상품이자 처음 승차해본 CDC차량! 사실 CDC타러감

모든 것이 만족스럽진 않았기에 솔직한 후기를 적어 보겠습니다.

 

용산역. 늦어서 1호선에서 내리자마자 얼른 뛰어갔습니다. 10시02분에 찍은 사진.

 

경의선을 따라 도라산역에 데려다 줄 "DMZ-train"입니다.

 아직 제가 국내에서 못 타본 열차목록에 포함된 차량이었는데 이번 여행으로 하나가 지워졌네요.ㅎㅎ

 

 

경의선을 따라 도라산역으로~

 

DMZ열차 안을 쭉 둘러봤습니다.

시트가 알록달록하니 화사하군요.

바닥엔 연잎이 있고, 벽면은 세계 각국어로 '평화 사랑 화합'을 말하고 있습니다.

 

1~4번은 현지 관광버스회사가, 5번은 코레일이 담당합니다.

 

운전실이 개방되어 있길래 한컷 찍었습니다. 나이가 많은 티가 나지요..ㅎㅎ

 

[서울역 도착]

 

열차를 타고 가다보면 승무원이 이런 종이를 나눠줍니다.

잘 작성해서 여행 마칠 때까지 갖고 있으면 돼요.

 

기념품으로 볼펜을 주는데 친구(델덕)가 바로 가져갔어요. 뺏김ㅋㅋ

 

제3땅굴에서 모노레일을 타는 상품은 1人 25,200원입니다.

DMZ열차가 평균 50~60km/h로 달리는지 느리고, 차도 꾸진데 새마을호 취급을 받네요. 살짝 놀람.

 

아래는 열차내 각종 사진들.

사진들 보라고 느리게 달리나..?

근데 솔직히 좀 답답함ㅋㅋ

 

군복입기 체험도 있네요?

나도 곧 입겠지..암울

 

서부전선의 DMZ를 향해 갑니다..!

 

연세대 앞. 신촌가면 항상 보이는 철교였는데 여길 지나갈 줄이야!

 

레이디버드(ladybird)는 아니고 검색해보니 어린이 교육열차라고 하네요.

사실 여태껏 레이디버그(ladybug)인줄 알았다는.. 둘다 똑같은 무당벌레지만ㅋㅋ

 

행신역을 지나 능곡역에 정차합니다.

바로 옆에 KTX 행신기지가 있는데 처음 봤습니다.

 

역주변에 별 것 없던 3호선 대곡역을 지나

 

건널목도 지나갑니다.

뭐가 희뿌옇다? 네 생각하시는 그거 맞아요

 

LCD에서 실시간 주행영상을 보여주길래 재미삼아 지적확인 따라해봤어요.ㅋㅋ

환호응답은?

 

유사 시, 북한군의 남하를 지연시키기 위한 콘크리트 방호설비입니다.

 

[문산역 착발]

중간에 비스듬한 건널목과 터널도 나와요.

 

표지판의 '판문점' 문구를 보니 점차 북한과 가까워진다는 것이 실감납니다.

이 때 기분이 굉장히 묘했네요.(ㅇㅅㅇ)

 

임진강역에 도착했습니다.

민통선 내에 있는 도라산역에 출입하려면 반드시 이곳에서 내려

빨갱이인지아닌지 '신분확인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앞서 작성한 용지와 신분증을 가지고 승무원과 헌병의 인솔에 잘 따르시면 됩니다.

제가 탄 차는 승객이 적어서 절차를 금방 끝내고 열차에 바로 탑승했어요.

 

임진강역 플랫폼이 상당히 깁니다.

 

한 정거장만 더 가면 도착.. 수고해라 CDC!

 

MP분들도 열차에 타는군요.

 

'자유의 다리'라 불리는 임진강 철교를 건넙니다.

원래는 두 개의 다리가 있었는데 모두 파괴됐다가 지금 달리고 있는 이 철교만 복구했다고 하네요.

 

철조망을 보니 마음이 괜히 씁쓸해집니다.

 

[임진강-도라산 주행영상]

임진강역 출발부터 도라산역 도착까지 찍은 영상으로 승무원의 설명을 들을 수 있습니다. 분위기잡는 음악으로 감동은 덤.

(용량제한 때문에 압축했기에 영상이 매끄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와 설명을 듣고 있습니다. 한반도의 분단상황에 대해 이렇게 관심이 많을 줄은 몰랐네요!!

전광판의 문구가 부디 실현이 될 그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역에서 출첵 후 나와서 관광버스를 탑니다. 같이 열차타고 온 사람 그대로 타서 그런지 손님이 별로 없었습니다.

 

느긋하게 10분가량 달려 도착한 평화누리공원입니다.

찍을만한 건 별로 없었어요. 바람개비들이 있었지만 그건 연인과 함께...

(눈물좀닦고올께요)

 

공원 내 전시관. 외국인들이 많이 찾아오는 곳인데 영어로 된 설명이 거의 없었습니다.

게다가 안내원마저 전부 한국어로만 설명했기에 외국인 입장에선 반쪽짜리 관광코스가 되겠더군요.

"Dora Mountain" 딱 한마디 끝. 보는 제가 더 답답했기에 반드시 이 부분은 보강이 돼야합니다.

 

공원을 둘러보고 통일촌이라는 곳에 갔습니다.

밥먹으라고 내려준 곳인데 역시 관광식당은 관광식당입니다. 퀄리티가 별로라 자유시간 하나 사서 먹었네요. 비추.

 

사실 위 사진을 찍은 건 저 돌덩어리를 보여드리려 한게 아니에요.

밑에 패찰을 잘 보시면 1983년에 어떤 협회에서 대만(!)과 나름의 무언가 교류가 있었나봅니다.

현재는 한국과 대만이 국교단절을 하고있기에 나름 신선해서 찍어봤습니다..ㅎㅎ

 

통일촌 쌀도 팝니다.

 

다음으로 찾아온 곳은 도라전망대! 송중기가 여깄네?

왼쪽에 보이는 사람들은 대부분 외국인 관광객... 정말로 주말이 되면 북적북적 하겠군요.

 

황량 그 자체, 비무장지대(DeMilitarized Zone).

 

대남선전방송이 들리지만 우리 측에서도 대북방송을 송출하기에

서로 섞여서 분명하게 잘 들리진 않습니다.

(그거 듣고 월북해서 "아~불고기!"라도 할 줄 아냐ㅋㅋㅋ)

 

 

북한의 최남단 선전마을인 기정동. 개성공단 북한근로자들의 거주동네라네요.

사진에선 잘렸지만 우측엔 우리의 최북단 마을, 대성동이 있어요.

대성동은 위험한 곳이라 국방/납세의 의무가 면제. 그래서 안내자 말에 따르면 부자가 꽤 있다고 합니다. 새로 알게된 사실!

 

빨간색 줄이 군사분계선.

 

선명하진 않지만 하얗게 쭉뻗은 줄처럼 보이는 것이 경의선 도로(신1번도로)라고 합니다.

故김, 故노 전 대통령이 왕복한 도로이자 개성공단 입주자들이 이용한 도로이기도 합니다. 쭉 타고 가면 평양이 나온다네요.

 

그리고 아무 것도 없어보이는 저 북한의 민둥산에는 장사정포가 매복해 있답니다.

따라서 전쟁이 발발하면 이곳의 하늘이 제일 먼저 붉어질 것으로 생각되네요. 그럴 일이 없길 바라며...!

 

제3땅굴을 보러왔습니다.

안타깝게도 휴대폰과 카메라는 락커에 보관하라고 해 사진이 없습니다. 군사시설로 취급받나봅니다.

 

안전모를 쓰고 모노레일을 타고 큰 경사를 따라 지하 250M까지 내려갑니다. 내려갈수록 찬 바람이 불고, 간혹 물도 맞기에 땅굴투어를 하신다면 긴 옷 or 외투를 입으면 좋을 것 같아요.

땅굴 내에서는 가이드없이 혼자 탐험을 하면 됩니다. 땅굴이 도중에 막혀있기에 그렇게 긴 거리가 아니라서 걷는데 부담은 없었습니다.

안내판에 따르면 남방한계선~군사분계선 사이에 3중벽을 설치해뒀다고 합니다.

북한은 이 남침용땅굴이 발각될 것을 우려해서 땅굴벽 곳곳에 탄가루를 묻혀 석탄갱도인 것처럼 위장해놓은 흔적이 있습니다.

벽을 만져보니 손가락에 석탄가루가 묻더군요.

 

참고로 땅굴은 높이가 매우 낮아서 키 170cm이상인 분들과 대부분 키 큰 외국인들이 걷기엔 허리가 아플 수 있어요.ㅋㅋ

벽면이 매우 거칠기 때문에 땜빵생기기 싫으면 안전모를 쓰라는 거에요.

 

남북도로 출입사무소 톨게이트입니다.

저번에 개성공단가동이 중단됐을 때 여길 통해 철수하던 기업인들이 생각나네요. 차 지붕에도 큰 짐 가득 실었던 그 모습...

 

이곳 파주에서의 모든 일정을 끝내고 다시 도라산역으로 복귀했습니다.

 

<타는 곳 평양방면>

정말 인상적이더군요.

 

언제쯤 제대로 완전히 개통될까요? 가늠할 수 없어 안타까운....

 

사진에서 보이는 방향으로 조금 더 가면 DMZ로 들어서게 됩니다.

 

우측의 플랫폼은 향후 통일이 되면 쓰인다고 합니다.

 

통일플랫폼에 독일 베를린장벽의 실물 일부를 가져다 놨습니다.

독일의 통일시계는 27년 전 멈췄습니다만 대한민국의 시계는 1초씩 시간이 쌓여가고 있습니다. 글을 쓰는 지금도 그렇고요.

 

이런 전시물들이 있습니다.

 

역명판과 DMZ-train.

 

전방 주행모습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카메라는 여기에 있습니다.

 

이게 엔진인가? 시끄러워요.

도라산역을 기름냄새 가득케하는 녀석. 달달달달~

 

이제 집으로 돌아갈 시간!

 

[도라산 출발]

감동을 주는 bgm이 나온

 

임진강을 다시 건넙니다~

 

군사분계선 근방에 위치한 장단역에서 파괴되어 버려진 증기기관차를 가져와 전시해뒀다 합니다.

 

도라산역 방문기념 스탬프...! 깔끔하니 예뻐요.

 

서울역에서 내림으로써 여행이 끝났습니다.

뜻깊은 하루여행이었어요.

 

공교롭게도 이 날은 서울역 직통환승통로가 개통된 날이었습니다.

원래는 기차↔지하철을 환승해 타려면 서울역 대합실을 통했어야 했죠.

여길 이용하면 1, 4호선과 공항철도를 탈 수 있는 통로가 나오고, 반대로 철도 이용객은 바로 승차가능하다는 편리함이 생겼습니다.

특히 4번홈에서 탈 경우 정말 이득이 되겠군요.

 

 

이렇게 3/24에 다녀온 경의선 DMZ-train 안보관광 포스팅은 끝이 났습니다.

언젠가는 경원선 철원 DMZ도 다녀와 봐야겠지요...!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